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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달러와 암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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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달러와 암호화폐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19.09.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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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1944년. 미국은 어떻게 전후 세계경제질서를 재편할지 고심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미국의 풍부한 금보유량(1945년 현재 약2만톤)을 기반으로 한 달러화의 기축통화화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금본위제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나날이 성장하는 경제와 화폐의 양을 금보유량으로 대칭시킬 수 없었고, 베트남전쟁, 대일, 대독일 무역적자로 고심하던 미국은 마침내 1971년 금태환을 정지하기에 이른다.

이 조치로 인해 금과 연동되던 미국 달러화는 이제 미국의 신용으로 버티게 된 것이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미국은 당시 세계최대 석유산유국인 사우디와 협정을 맺는다. 사우디는 석유대금을 오로지 미국 달러화로만 받는다는 약정이다.

물론 이 전에도 석유대금은 달러였다. 이미 1945년 이후 세계경제는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움직였으나 이것이 공식 선언화 된 것이다. 그래서 사우디는 석유를 팔아 번 돈을 가지고 미국과 유럽의 자산을 사서 선진국의 석유로 인한 무역적자를 서비스수지 흑자의 형태로 환류하게 되는 달러 환류가 이루어지고, 이 시스템을 페트로달러라고 부른다.

바로 이 페트로달러시스템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원동력이며, 동시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의 화폐경제가 신용을 바탕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이기도 했다. 1945년 이후 2019년 현재까지 많은 화폐가 달러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일본의 엔화도 기축통화이지만 어디까지나 준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아류에 불과하고 유로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달러의 아성에 도전한 유일한 화폐가 있으니 그게 바로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 화폐가 기존의 달러로 통칭되는 신용화폐를 위협하게 될까? 바로 4차 산업의 발달이다. 4차 산업의 발달과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더욱 결속력있게 움직이는 세계경제는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시대로 인류를 이끌 것이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경제적 측면이다. 세계에서 명목GDP기준으로 가장 큰 미국조차도 무역의존도가 3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글로벌기업들은 다양한 환율변동위험에 노출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양자간 무역에도 달러를 사용하다보니 이중환전의 위험에도 노출되어있다. 실제로 한일-한중-중일간 무역에서도 달러를 쓰다 보니 수출, 수입 시 모두 달러화와 연동된 위험에 직면한다. 만일 한일간 무역 시, 한국이 일본으로 수출할 때 수입대금을 엔화 50%, 원화 50%으로 받고 일본도 한국으로 수출할 때 엔화와 원화를 50대 50으로 나누어서 결제를 한다면, 제3국통화인 달러화의 환전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자국화폐의 위상도 높일 수 있으며, 기업들은 환전수수료 부담 또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일본기업들의 경우, 한국과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달러를 사용함으로서 각종 은행환전수수료 등 직접적인 금융비용만 수천억엔에 달하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수조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물론 남미나 아프리카등 신뢰할 수 없는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와의 교역은 달러를 써야하겠지만 역내에서는 상대화폐나 자국화폐를 쓴다고 해도 무방하다.

만약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할 때 원화와 엔화를 5:5로 준다고 하면 누가 거절하겠는가?

화폐를 어느 특정 일국의 화폐로 통일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라면 특정국가가 독점할 수 없으며, 특정국가가 주도권을 쥘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이슈에서도 자유롭고, 전 세계 모든 국가들도 자연스레 부담 없이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좋아할 것이 세금탈루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모든 흐름을 투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편의를 위해 화폐는 장기적으로 하나 내지 소수로 통합되겠지만 그 주역은 특정 국가의 화폐가 아닌 암호화폐가 될 것이다.

둘째. 신재생에너지이다. 2018년 현재 신재생에너지는 미국 전력생산의 17%를, 전체 에너지소비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2002년만 해도 이 비율은 한자릿수 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괄목할만한 수치다.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은 특정국가에 쏠려있지만 태양광, 풍력 등은 어디에나 있다. 또한 환경오염문제로 점차 신재생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매년 태양광발전소 확대 등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점점 늘려가고 있으며, 환경규제이슈로 그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페트로달러의 지위를 위협한다. 왜냐면 석유를 살때 반드시 달러를 써야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거래 때문에 달러를 사용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는데 이것만 줄어도 세계적인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다양한 결제수단인 암호화폐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움직임은 특히 유럽국가에게 많이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세계를 호령한 유럽이 그 주도권을 미국에 내어주면서 유럽인들은 미국주도의 페트로달러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환경규제를 핑계로 한 가솔린, 디젤자동차 퇴출선언이다. 또한 프랑스 등은 이미 7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을 필두로 한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져왔고 국민들로 하여금 TGV같은 대중교통의 이용을 독려함으로서 에너지절감, 환경오염방지라는 틀 안에서 독립을 꾀했다.

유로라는 화폐가 달러만큼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유럽이 앞선 IT기술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꾀할 것이다. 이는 달러의 지위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달러에의 탈피는 암호화폐로 갈 수 밖에 없다.

세 번째로 4차 산업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전기자동차의 인기는 필연적으로 석유기반을 무너뜨리는 축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움 조차 2030년의 석유소비는 현재보다 크게 둔화될 것이고 그 요인이 바로 전기차의 확대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을 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전체 석유소비량의 70%가 자동차 연료용으로 사용되며, 일본은 40%, 우리나라는 8%만이 사용된다. 하지만 전기차의 보급이 확산되고, 4차 산업의 발전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연계된다면 석유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달러 및 기존의 화폐 시스템대신 암호화폐의 인기를 불러올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주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권한 박탈은 아직도 페트로달러를 유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미국도 암호화폐가 대세라는 걸 알고 있다. 단지 자국기반으로 통제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특성상 특정국가가 주도해 움직이는 형태보다는 다양한 참여자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시스템으로 적용될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암호화폐는 기존의 화폐시스템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글 익명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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