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등장 이래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분야로 꼽힌다. 디파이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이고 있는 가운데, 전통 금융시장의 자본을 디파이에 도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합성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합성자산이란 무엇일까?
보통 특정 금융상품이 다른 상품을 모방하되 주요 특성은 다르게 설계됐을 경우 해당 금융상품은 합성된(synthetic) 것으로 간주한다. 전통 금융 분야에서 합성자산이란 지수, 주식 등 서로 다른 파생상품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파생상품은 서로 다른 자산의 가격 위험을 줄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투자자는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자신이 실제로 소유하지 않은 주식의 가격 변동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은 전통적인 합성자산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간단히 말해 ‘토큰화 된 파생상품’이라 볼 수 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갑에 토큰을 보유하지 않고도 서로 다른 토큰의 가격 변동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은 기존의 중앙화된 금융 세계에서만 제공되던 옵션을 디파이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사례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을 보유하면 해당 자산을 실제로 보유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합성자산의 장점과 활용법
암호화폐 업계에서 합성자산은 블록체인으로 구동된다. 토큰화 과정을 통해 실제 세계의 일반적인 형태의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방식이다. 이로써 투자자는 증권, 부동산, 귀금속, 기타 중요품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 분할 소유권’으로 보유하고 투자를 증명할 수 있게 된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을 활용하면 이전까지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에도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접근성이 낮은 자산으로는 부동산이 대표적인데, 암호화폐 합성자산을 활용하면 부동산을 분할 소유할 수 있게 돼 투자 접근성이 향상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보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고가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은 파생상품과 디파이를 결합함으로써 진정한 ‘국경 없는 거래’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또 다른 이점은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 채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대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효과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할 여유가 없는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 채굴력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력(해시레이트)이 토큰화 된다면, 고가의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소유하거나 운영하지 않고도 토큰을 구입함으로써 비트코인 채굴 과정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주식 시장과 합성자산
합성자산을 활용하면 주식 시장도 블록체인으로 옮겨올 수 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를 선도하는 프로토콜 ‘신세틱스(Synthetix)’처럼 디파이를 혁신하고 있는 기업들 덕분에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 인기 있는 주식과 유명 ETF의 합성 버전이 개발된 바 있다. 이러한 증권의 토큰 버전은 거래자가 실제 주식이나 ETF를 소유할 필요 없이 해당 증권의 가격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
합성자산 플랫폼인 엑스카니발(XCarnival)의 창업자가 한 인터뷰에서 강조했듯이, 이제 암호화폐 합성자산 덕분에 브로커나 미국 주식 계좌가 없어도 다양한 미국 주식의 가격을 반영한 토큰에 투자함으로써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엑스카니발은 신세틱스와 미러 프로토콜(Mirror Protocol)에 이어 등장한 합성 자산 플랫폼이다.
이는 중국을 포함해서 아직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몇몇 국가의 사람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암호화폐 합성 자산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른 국가의 금융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덕분에 지금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재정적으로 긴밀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다.
◆합성자산의 사용사례
현재 합성자산은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표적 활용사례는 다음과 같다.
자금 조달 비용 절감: 합성자산은 누군가가 보유한 자산을 자금으로 조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시장 접근성 제공: 합성자산은 다양한 증권의 현금 흐름과 관련된 매개 변수를 재창조함으로써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로써 누구든지 암호화폐 및 디파이 분야에 접근할 수 있다.
유동성 확대: 합성자산은 실제 세계의 자산을 토큰화된 자산으로 변환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덜 유용한 실물 자산이 유용성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한다. 궁극적으로, 합성자산은 추가적인 유동성을 제공한다.
◆합성자산 프로토콜
암호화폐 합성자산은 디파이에 새로운 레이어를 더해주었으며, 보다 많은 사람이 파생상품 및 파생상품 거래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존하는 많은 합성자산 프로토콜은 비교적 생소하고 이해가 어려워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또한 디파이, 파생상품 및 합성자산을 처음 접하는 사람보다는 이미 이러한 고급 기술과 금융 시장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보유한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암호화폐 합성자산은 여타 디파이 분야와 마찬가지로 아직 태동기에 있으며 명확한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규제적, 기술적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외부 자산 데이터를 블록체인 내부로 가져올 때 발생하는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는 암호화폐 합성자산을 비롯한 디파이 서비스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종종 언급된다. 암호화폐 합성 자산 투자에 수반되는 위험 요소와 진입 장벽이 해소되기까지는 많은 논의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전통 자산에 접근이 어려웠던 투자자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합성자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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