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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의 코인 돋보기] 셀시어스(Celsius) 사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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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의 코인 돋보기] 셀시어스(Celsius) 사태의 이해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2.07.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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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 한국핀테크학회 회장
김형중은 1974년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 제어계측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강원대에서 교수로 있다가 2006년 고려대로 이직해 블록체인학과를 만들고 암호화폐 등을 가르쳤다. 그는 한국핀테크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셀시어스(Celsius) 사태의 이해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인 셀시어스(Celsius)가 출금을 정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태를 시장은 테라-루나의 붕괴보다 더 심각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Celsius 사태의 배경에는 리도(Lido)라는 스테이킹 프로젝트 등이 도사리고 있다.

◇리도와 이더리움 예치 프로그램
Lido DAO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는 유동성 예치 플랫폼이다. 고객이 리도 유동성 풀(liquidity pool)에 이더(ETH)를 예치하면 그에 상응하는 증표(stETH; staked ETH)를 받을 수 있다. stETH는 ETH와 1:1 등가인 증표이다. 

그런데 최근 stETH/ETH의 비율이 0.95 이하로 낮아졌다. 이를 stETH의 디페깅(depegging)이라고 말한다. stETH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이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으로 완전히 이행되었을 때 예치된 ETH가 ETH2로 변환되므로 그때까지 예치된 ETH는 리도에 잠긴다.

고객이 리도 유동성 풀에 이더를 예치하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앵커 프로토콜이 고정이자율 20%를 제공하여 테라 붕괴의 원인을 제공했다. 리도는 가변이자율을 적용하고 이자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예치 고객 수가 늘수록 이자는 줄어든다. 

리도는 예치 프로그램이라서 ETH를 잠그고 ETH 2.0이 출시될 때에 이르러서야 ETH에 유동성이 부여된다. 이에 비해 다음에 설명할 셀시어스는 대출 프로그램이므로 언제고 ETH를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셀시우스의 담보대출 프로그램
고객이 셀시어스에 stETH를 담보로 맡기고 그 담보의 70%에 해당하는 ETH를 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00 stETH를 담보로 맡기고 70 ETH를 빌릴 수 있다. 셀시어스에서 빌린 ETH를 다시 리도에 예치하면 같은 양의 stETH를 받을 수 있고 덤으로 이자도 챙길 수 있다. 이 순환고리가 계속되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 순환고리에서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셀시어스가 담보대출 프로그램이지만 고객의 담보 일부를 리도와 마찬가지로 ETH 2.0을 위해 예치하고 있다. 이 예치 물량이 셀시어스의 유동성을 제한하고 있다.

◇셀시어스의 유동성 문제
셀시어스가 100%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셀시어스의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하다고 한다. 그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고객이 예치한, 또는 셀시어스가 보유한 자산 중 당장 유동성이 있는 것은 전체의 27%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예치된 물량 29%는 상당 기간 유동성이 제로인 상태로 잠겨 있어야 한다. 나머지 45%는 담보이므로 건드려서는 안 되며, 따라서 유동성이 없다. 몰론, stETH를 팔아 유동성이 높은 ETH를 확보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런 대량 매도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셀시어스는 ETH 예치자들에게 6%에서 8%의 고정이자율을 보장한다. 대신 셀시어스는 이익을 남겨 그 이자를 감당하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stETH와 ETH의 교환가치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지면 (이미 떨어졌고), 예치했던 ETH를 빼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미 많아졌고)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ETH 유동성을 셀시어스가 확보하고 있지 못하므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셀시어스가 고객의 예치 자산 비밀키를 분실하는 등 신뢰를 잃은데다 stETH의 디페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졌다. 

 


 

◆루나 사태로 본 거래소의 책임
문제가 있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일단 사람들은 코인을 상장한 거래소의 책임을 물으려 한다. 이건 동서를 막론하고 동일한 것 같다. 이번에 드러난 루나 클래식의 붕괴와 루나의 상장이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현재 루나를 상장한 거래소 일부는 아래 표와 같다. 이 거래소들 가운데는 1급 수준의 거래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업비트와 빗썸의 신뢰등급이 코인마켓캡에서 6.3, 코인게코에서 8이므로 루나를 상장한 거래소들의 높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크라켄의 CEO인 제시 파월이 루나를 상장한 건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면서도 그게 '루나를 보증(endorsement)하는 것은 아니'라고 트윗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의 기사를 보면 루나의 상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이 있다.

한편, 루나 클래식과 테라 클래식이 폭락하면서 피해자들이 본 손해를 만회할 수 있도록 거래소들이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들이 상장한 코인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을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참고로 업비트와 코빗은 루나 클래식 거래수수료를 투자자 보호에 쓰기로 결정했다. 루나클래식 거래 수수료의 사용처와 방식은 업비트 내부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루나 사태로 본 한국 거래소들의 헛발질 사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Luna 사태 발생 전인 5월 6일까지의 국내 이용자 수는 10만 명, 보유 수량은 317만 개였다. Luna 사태 이후 가격이 하락하던 약 10일간(5월 6일~18일) 보유자 수는 18만 명, 보유 수량은 809억 개로 증가했다.​

5월 6일까지의 Luna 보유자의 시가총액은 3300억 원이었는데 사태 이후의 시가총액은 339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마디로 하락장에서 코인을 주으려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이 매우 영리한 선택을 한 셈이다. ​여기서 국내 거래소의 미숙한 대응이 드러났다. 5월 11일 국내 거래소들이 Luna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소간 입출고를 제한했다. 이로 인해 Luna 가격이 해외보다 몇 배 비싸게 형성되는 소위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했다.

​참고로 5월 17일 오후 5시 바이낸스에서 143원이던 Luna가 국내 거래소에서는 최고 4,803원에 거래되었다. 이에 5월 13일에 입출고 제한을 풀어 해외나 국내 거래소에서 가격이 같아졌다. 해외 거래소의 물량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어 차익거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5월 24일 열린 국민의힘 정책위에 제출된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의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Luna를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며 거래소를 압박했다. 이에 국내의 모든 거래소에서 Luna가 퇴출되었다.

​5월 28일 Luna 2가 Luna라는 이름으로 발행되어 에어드롭이 시작되었고 일부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었다. 그런데 권도형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마당에 당장 국내 거래소에서의 상장을 기대하는 것은 상산구어(上山求魚)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자 보호는 Luna를 보유하고 있는 홀더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홀더들은 거래소에서 Luna를 처분하고 싶다. 그런데 홀더들이 원하는 상장을 막으면서 투자자를 보호를 논한다면 도대체 여기서 말하는 투자자는 누구를 의미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Luna를 올린 해외 거래소의 상장의 변은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반대하는 명분은 "상장이 권도형의 실패에 면죄부를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추상적인 반대의 명분으로 인해 투자자의 실질적 피해가 방치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자의 피해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권도형의 실패에 대한 응징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그리 시급하지 않다. 그 사이 Luna를 상장한 해외 거래소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요약하면 거래소들의 헛발질 사례는 이렇다.
​1. Luna 관련 입출고 제한으로 김치 프리미엄 발생
2. Luna 코인 상폐로 자산 처분의 길 막힘
3. Luna 2의 상장을 막아 자산 처분의 길 막힘 

 



◆스테이블코인의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분류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의 변동성을 최소화하여 명목가치를 고정시킨 코인을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1 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은 크게 담보형과 무담보형으로 구분된다. 담보형은 암호화폐의 시가총액보다 많거나 같은 금액의 즉시 유동화가 가능한 법정화폐를 예치한다. 법정화폐 대신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는 DAI도 있다. 무담보형은 법정화폐나 암호화폐 같은 자산을 담보로 잡지 않는다. UST가 대표적인 예인데 1 달러를 기준으로 가치가 올라가면 UST가 부족한 거고, 내려가면 넘치는 것이므로 루나를 사고 팔아 UST 공급량을 늘이거나 줄인다.

◇스테이블코인과 오라클
법정화폐를 담보로 잡는 경우 1 USDT가 1 달러에 연동(pegging)되어 있으므로 1 USDT가 바로 1 달러로 교환된다. 그래서  법정화폐를 담보로 잡은 USDT의 가격이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든 상관이 없다. 다시 말해, 가격 오라클(oracle)이 필요하지 않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거나 담보가 없이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 경우 해당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1 달러보다 싸면 UST를 시장에서 회수해야 하며, 비싸면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시장 가격 정보를 블록체인에 공급하는 오라클이 매우 중요하다. DAI는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오라클로 사용한다. UST는 투표로 가격을 결정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변동성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1 달러의 가치를 지니도록 설겨되었지만 시장에서는 정확히 그 가격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최근 UST가 1 달러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자 탈연동되었다는 뉴스가 퍼졌고 급기야 가격이 폭락하면서 사망선고를 앞두고 있다.
 

다른 스테이블코인들도 심하게 탈연동된 바 있다. 그러나 탈연동되었다가 바로 1 달러 상태로 회복되어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DAI를 만들었던 Rune Christensen이 2022년 벽두에 UST와 MIM을 폰지라고 비난한 바 있다. 과연 루나가 폰지였는지는 한국에서 검찰의 수사 결과로 밝혀질 것이다. 확실한 것은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된 CBDC가 설계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이름 유감
최근 국회 제3소회의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온 발언의 일부는 이렇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으로 남긴다.

USDT나 USDC는 비트코인 등을 담보로 잡는 스테이블코인이다. UST는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이다. UST는 비트코인과 유사하다. 비트코인도 무담보 암호화폐이다.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고 UST는 작다. UST가 스테이블코인이라면 비트코인도 그렇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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