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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블록체인은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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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블록체인은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2.07.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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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투데이 한지혜 편집장

지난 27일 열린 ‘727 메타 NFT 코리아 2022(727 META NFT KOREA 2022)’ 컨퍼런스가 폭발적인 관심으로 참석자들이 초과 참석하면서 혼란을 빚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신청 인원인 4000여 명보다 1000여 명이 추가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식 행사 입장 시간인 9시보다 훨씬 이른 시간부터 행사장 입구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참석자들의 입장 줄이 길게 늘어섰다. 그런데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모습이 있다. 기존 컨퍼런스와는 달리 노년층이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

기존 컨퍼런스는 일반적으로 중장년층의 참석자들이 대다수인 것이 보편적이다. 지난 7월 4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암호화폐 거래량 비율은 4050 세대가 56.8%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60대 이상은 노년층을 모두 통틀어 20.8%에 불과했다. 2030의 투자 비율은 22.5%였다.

이처럼 연령층 중 가장 블록체인에 관심도가 낮은 집단인 노년층이 이례적으로 이번 727 컨퍼런스에서는 눈에 띄게 많이 등장한 것이다. 확인 결과, 이들은 컨퍼런스에 참가한 A업체에서 초청한 노인회 소속으로, 각 지방에서 행사 참석을 위해 새벽부터 버스를 대절하여 단체로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주최 측도 노년층의 대거 참석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혼란을 겪었다. 초과한 정원 탓에 입장부터 녹록치 않았으며 틈틈이 일어난 새치기와, 입장 후 부족한 자리로 인해 경쟁적인 의자 쟁탈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노년층 단체 참석을 예상하지 못한 주최 측 또한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혼잡은 가중됐다. 혼잡도는 오후 들어 차츰 통제됐다.

이런 상황에 일부 블로그, SNS, 블록체인 관련 단체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의 불만 내용은 ‘경로당 축제다’, ‘나이 많은 사람밖에 없다’, ‘메타버스가 아니라 관광버스’라는 것이다.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몰리면 도망쳐야 한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날 행사 관리 소홀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NFT 에어드랍 등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면 참가자가 대거 몰려 발생할 수 있는 그에 따른 사전 준비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노년층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어째서 제3자들의 조롱거리가 되는가?

일부 비난하는 이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행사 통제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 노년층 참석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50세대가 참석하면 ‘성황’이고, 노년층이 참석하면 ‘문제’라는 오만함이 아닐 수 없다.

어떤 SNS 유저는 “메타마스크 까는 법도 모르는 할아버지가 행사장에 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 또한 행사장에서 몇몇 어르신으로부터 “메타마스크 까는 법을 알려달라”라는 요청을 받았다.

젊은 세대라고 해서 4차 산업인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생태계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시작하지 않는다. 하물며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새로운 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배워보고자 관심을 가지고 온 이들의 단지 ‘연령대’를 문제 삼는 행위는, 노년층의 컨퍼런스 참석보다 그 오만함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727 컨퍼런스를 주최한 켄트킴 의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예상치 못하게 어르신 참석자들이 많이 오셨다. 일부 참가자들로부터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이는 어쩌면 특이하면서도, 노년층 세대와 젊은 세대가 융합된 행사일 것”이라며 “나이가 있으신데도 전국에서 배우려고 오신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근 테라·루나 사태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암호화폐, NFT 및 메타버스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합류할 권한을 가진 특정 집단은 없다. 블록체인은 젊은 세대 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hjh@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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