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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지식증명 역할 커질 것… 기술 기대만으로 투자는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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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지식증명 역할 커질 것… 기술 기대만으로 투자는 주의해야"
  • 블록체인투데이
  • 승인 2023.04.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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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오현옥 교수

[인터뷰 블록체인투데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 정보시스템학과 교수, 영지식증명 정부기술기업인 지크립토 대표이사 오현옥입니다.

◆한양대 정보시스템 학과는 주로 어떤 것을 배우나요? 블록체인과 연관된 강의도 늘어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보시스템학과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관련된 수업, 경영이나 정보시스템에 대한 문과적인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졸업해서 IT 개발자 혹은 기획, 설계, 관리, 경영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관련한 보안, 암호 과목, 블록체인 과목들이 있습니다.

교수님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지크립토는 어떤 회사인가요?
지크립토는 영지식증명을 기반으로 블록체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기업입니다. 거래나 투표 시스템 쪽으로 활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성능 향상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지크립토가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죠. 먼저 축하드립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 시스템 ‘지케이보팅’으로 수상하셨는데, 자세한 소개 부탁드려요.
보통 블록체인 투표를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 이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투표가 제대로 됐는지 증명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의 특성은 ‘공개’이기 때문에 나와 타인의 투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인’측면에선 좋지만 ‘비밀투표’를 구현하긴 어렵습니다. 투표를 암호화해서 만들 순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해당 유권자가 정말 그 투표를 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지케이보팅에서는 지케이프루프를 통해서 투표가 맞게 만든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지크립토의 Z가 Zero-knowledge(영지식)의 앞글자를 쓴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크립토의 핵심기술은 영지식증명인데요. 영지식증명이 다소 생소하실 분들께 짧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영지식증명은 역사적으로 1985년으로 연구가 됐고요, 본격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zk-SNARKs는 2013년에 본격적으로 출시됐습니다. 영지식증명의 개념을 보자면 증명자와 검증자가 있는데요, 증명하는 사람은 본인이 아는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알고 있다는 사실만을 증명하는 기술입니다. 

영지식증명은 영지식, 지식증명의 줄임말입니다. 지식을 증명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보이지 않으면서 증명한다는 뜻이죠. 쉽게 생각하시면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림책에서 월리가 어딨는지는 알지만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만 증명자에게 알려주고, 구체적인 위치는 알려주고 싶지 않을 때는 큰 종이로 책을 덮고 작은 부분만 개방해 월리를 보여주면 되는데요. 이럴 때 쓰는 방법이 영지식증명 암호기술입니다.

◆영지식증명은 앞으로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각광받을 기술일텐데요, 영지식증명 기술의 현주소 어떻게 보시나요?
영지식증명이 처음 많이 쓰인 건 익명거래 분야입니다. 2016년에 지캐시라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가장 적용이 됐습니다. 현재의 영지식증명은 블록체인의 성능 향상 부분입니다. zk롤업이라는 기술에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layer2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성능 개선을 위해 layer2에서 트랜잭션을 모아서 처리하고 그 결과를 layer1에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조만간 상품과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영지식증명이 블록체인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될까요? 각광받을 분야가 궁금합니다.
단연 zk롤업 분야입니다. zk롤업은 지금 현재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Layer1은 거의 이더리움 메인넷으로 수렴됐습니다. 다만 이더리움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데 기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영지식증명 기술은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이 개발한 '알레오'가 대표적인 블록체인인데 이 프로젝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알레오코인을 만든 CTO, CEO는 영지식증명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을 본다면 응용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알레오는 영지식증명을 위한 도구와 증명 생성을 서버에서 수행하면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봤을 때, 앞으로도 알레오코인이 각광받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 봐야합니다. 영지식증명으로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부분이 쉽지 않은데요. 기술의 구현보다는 암호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것이 더 어렵고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알레오는 프라이버시를 위한 개발과 운영 쪽에 강점이 있지만, 특화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술자들로는 어렵다는 점은 알아야겠습니다.

◆지크립토의 2023년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케이보팅이나 아제로스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중입니다. 지케이보팅의 상용화가 목표이기에 선관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얘기 중입니다. 지케이보팅이 해외 방송에서 아이돌 투표 등에 쓰일 수 있도록 검증 시스템을 만들어 널리 보급할 계획입니다. 거래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금융 쪽에 많이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재 실제로 금융결제원과 메타버스상에서 결제하는 방법을 적용해 보고 있습니다. 현재 STO를 보면 블록체인을 쓰되 암호화폐를 쓰라는 정도의 규제가 있는데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쓰면 블록체인의 강점이 많이 희석될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거래에 있어서 공개 블록체인을 쓰되, 영지식증명을 써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금융 쪽에서는 자금세탁방지가 중요한데요, 익명거래에선 이런 규제가 문제가 되어 지캐시 등이 상장폐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익명성을 지키면서도 규제기관이 내용을 볼 수 있도록 감사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감사를 진행하면서도 일반인들은 못보는 것이죠. 현재 한국은행 CBDC에 적용해 테스트를 거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블록체인은 금융시장과 전통시장을 구분해왔다면, 블록체인 시장이 더 크려면 기존 시장과 어우러지면서 성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기존 금융의 합의를 지키면서 기술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투데이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블록체인에서 영지식증명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갖고 있는데요. 조심해야 할 건, 기술에 대한 기대만으로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우리가 기존에 쓰던 서비스들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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