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블록체인투데이]
 

◆간단한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진현수 변호사입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습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는 국내 최초 가상자산 전문 로펌입니다. 

◆웹 3.0을 지향하는 디센트 법률 사무소인데요. 웹 3.0 로펌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제가 생각하는 웹3.0은 단순히 사업주체가 제시하는 것을 넘어 유저나 이해관계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더 큰 생산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법률 시장도 마찬가지로 의뢰인이 단순히 일을 위임하고 변호사가 알아서 처리하는 방식은 구시대적입니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얼마나 소통이 이루어지는지는 소송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소통이 많을수록 소송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저희도 웹3.0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는 기업자문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자문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법 분야의 전문가가 되신 계기가 있나요?
저는 특이하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미국에서 나오고 한국 변호사가 된 조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가상자산 분야는 영어가 필수적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단순히 한국에서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단위의 시장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자산 분야에서 법률 자문을 하거나 국제적인 소송을 하려면 영어가 필수적입니다. 요즘에는 영어가 대중화되어 있어서 사기 등 금융범죄도 영어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영어를 할 수 없으면 가상자산 업무를 하기 굉장히 어렵거나 영어를 잘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변호사들은 가상자산 분야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적습니다. 실제로 디파이, NFT, DAO, 퀀트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해본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저는 한 명의 블록체인 유저로서 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해보며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를 쌓았습니다. 영어로 소통이 되고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이 쪽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가상자산 분야에서 주로 어떤 사건이 많은지 궁금합니다.
가상자산 발행사, NFT, M2E, P2E, 거래소, 운용사, 수탁사, 컨설팅 회사 등 가상자산 분야와 관련해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법적인 이슈들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계약서나 이용정보 처리에 관한 부분 등에 있어 사업자들에 대한 법률 자문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송분야에서는 아무래도 러그풀, 코인사기, NFT사기, 해킹사기 등 금융사기 분야가 가장 많습니다.

◆변호사님의 수많은 이력 중 NFT 관련 자문도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가상자산이나 NFT발행 법인의 백서를 다수 검토하신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백서를 보실 때 가장 중요시 보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백서는 하나의 로드맵, 사업계획서입니다. 백서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프로젝트의 로드맵과 해당 팀의 수행 능력입니다. 로드맵과 수행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백서는 일반 불특정 다수에 대한 청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약은 계약의 성립 요소이기 때문에 무엇을 약속하였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백서에서의 로드맵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형사적으로 처벌될 수 있고 금융관련 법령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서에 어떠한 로드맵이 담겨져 있고, 이것이 실행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 검토는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그간 맡으셨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이었나요?
사건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코인사기, NFT사기 사건들을 굉장히 많이 맡았습니다.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NFT 사기 사건에 연루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운영진 중 일부의 범죄행위로 인해서 다른 운영진이 연루된 사건이었는데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수행했음에도 단순히 사기꾼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차례 조사를 받고 경찰들이 집까지 찾아와 증거자료를 수거해갔습니다. 수사기관은 NFT나 가상자산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정말 하나 하나씩 다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면서 저희 의뢰인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무죄를 받아냈습니다. 

모든 형사사건이 그렇듯이 사기꾼이 있고 피해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건에 연루된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이 있습니다. 이해관계인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참고인이 될 수도 있고 피해자 또는 사기꾼의 공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건은 같은 사실관계라도 다양한 요소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합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 중 중요한 몇가지만 짚어주세요.
한국과 미국, 유럽으로 나눠 짚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금법,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기위해 필요한 법안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구요. 또 7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가장 중요한 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금법은 거래소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라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이용자 뿐만 아니라 코인을 발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에 모두 살펴봐야합니다. 

미국에서는 루미스질리브란트 법안이라고 해서 SEC와의 분쟁이 많습니다. 코인의 증권성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인데요. 루미스질리브란트 법안은 세분화된 규제를 이야기하는 법안입니다. 뿐만 아니라 CFTC(선물거래위원회)에 관할 법안을 둬서 규제를 하자는 입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럽의 법안을 실질적으로 많이 참고하는데요. MiCA 법안이 제일 중요합니다. 전세계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 가장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3년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기다렸던 소식은 비트코인 현물 ETF였습니다. 현물 ETFF 승인을 위해 법적으론 어떤 점이 쟁점이 될까요?
ETF도 결국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위해서는 조작가능성이 없어야 합니다. 즉, 소수에 의한 비트코인 시장의 조작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낸의 현물시장 점유율이 제일 중요할 것입니다. 

SEC 입장에서는 감시를 받지 않는 바이낸스가 비트코인 가격을 조작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고, ETF 사업자들은 충분히 탈중앙화 되어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입니다. 다만 최근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현물 보유량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내용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실화 되기에 유리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만큼이나 대중들이 관심 갖는 주제는 ‘리플과 SEC의 소송’ 이야기죠. 이 이슈에 대한 변호사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저도 이 이슈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리플 투자자였기도 했었기에 개인적으로 연이 깊습니다. 코인의 증권성을 다루는 이슈 중 단연 가장 중요한 것은 SEC와 리플사의 소송이라고 생각합니다. 리플소송은 7월경에 결과가 나왔고 사실상 리플사의 승리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리플사의 XRP 판매 행위에 대한 증권법 위반에 대해 법원은 한가지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3가지로 나눠 이야기 했습니다. 프로그램 판매, 개인 투자자 판매, 기관투자자 판매로 나눴습니다. 기관 투자자판매에 있어서는 증권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다만 거래소에서 프로그램으로 판매되는 부분에서는 증권성 이슈가 없다고 판결 지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리플의 승리라고 봐도 괜찮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XRP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소식이었습니다. XRP는 어쩌면 비트코인을 제외하고 모든 코인 중 처음으로 법적으로 증권성 시비가 해소된 코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 리스크 평가하자면 비트코인 다음으로 법적 리스크가 적은 코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마련되어야 하는 블록체인 관련 법안이 있을까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어쩌면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이러한 법안보다 더 중요한 법안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금융범죄에 대한 특별법이 필요합니다. 가상자산은 일반 금융범죄와 다르게 수법이 더 교묘하고 글로벌하며 추적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엄격한 잣대를 놓고 더 큰 형량을 내릴 수 있도록 가상자산 범죄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가상자산 관련 피해를 입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스스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리고 연 5% 이상 수익을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하면 의심부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의 조언을 듣지 않고 투자를 감행하시겠다고 하면 첫째로 계약서를 요구하거나, 둘째는 접근하는 자의 신원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처음 들어본 사람 계좌로 입금하라고 하면 대포통장일 가능성이 높으니 피하셔야 합니다. 넷째는 오프라인으로 투자하시는 경우 항상 녹음을 하시는 습관을 가지셔야 합니다. 결국 사기꾼의 신원이 파악되어야 하고 돈이 어디로 흘러갔으며,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변호사님께서 블록체인 업계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사업가들은 혁신적인 사업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국가의 통제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한끗차이로 성공한 사업가가 되거나 사기꾼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사기를 칠 목적으로 사업을 하면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그리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증거, 즉 ‘우리는 사기를 칠 의도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이다’라는 점에 대한 무언가가 항상 있어야 합니다. 국가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사업자들은 최대한 안전하고 주변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4년 변호사님과 디센트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2022년 5월 개소한 이래 많은 변호사님들과 직원분들이 합류하셔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업 자문과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마찬가지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하면서 저희가 가진 전문성을 통해 블록체인 업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업자분들이 디센트를 아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블록체인투데이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22년, 2023년 기나긴 크립토겨울이 끝나고 드디어 상승장이 시작되는듯 합니다. 2024년에는 비트코인 ETF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예정되어있습니다. 독자분들 중에서는 사업가분들도 계시고 전문투자자분들 그리고 일반투자자분들까지 다양할 것이고 억울하게 혐의를 받고 계시거나 큰 금액을 사기당한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블록체인투데이 제 글을 통해 어떠한 방법으로든 저의 전문성을 살려 도움이 되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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